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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by 아짱이아빠 2022. 1. 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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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이번에 읽은 책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다.

 

이 책은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갈 즈음에 헝가리에서 태어난 작가의 책이고 무려 550 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긴 책이다.

처음에는 가볍고 자극적인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너무 어렵거나 철학적일 것 같아 잠시 고민이 되었으나 괜찮은 반전이 있다고 하여 읽게 되었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작가는 원래 시간 차를 두고 따로 쓴 내용이나 우리나라에 출판될 때 이를 하나로 묶어서 출판되었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사실을 알았지만 읽는 동안에는 크게 거부감이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는 이름 철자의 순서만 다른 두 명의 형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 명은 루카스(Lucas)이고 다른 한명은 클라우스(Claus)이다.

1부에서는 이 두 명의 형제가 전쟁으로 인해 한 시골 마을의 외할머니 집에 맡겨지면서 시작한다.

할머니의 구박과 가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형제는 스스로 몸을 단련하고 공부를 하면서 성장한다.

시간이 흐른 후 형제의 엄마가 찾아오지만 눈앞에서 포탄을 맞아 죽고 뒤늦게 찾아온 아빠 역시 국경을 넘다가 지뢰를 밟고 죽는다. 

이때 클라우스는 국경을 넘어 이웃나라로 가고 루카스가 할머니 집에 남게 되면서 1부는 끝난다.

2부는 혼자 남은 루카스가 살아가는 내용이다.

아버지의 아이를 낳은 여자와 같이 살기도 하고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 남편을 둔 도서관 직원을 사랑하기도 한다.

그리고 돌아가신 할머니의 집을 팔아 시내의 문구점을 인수해서 살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3부는 상당히 혼란스럽게 내용 전개가 된다.

외국에서 클라우스가 돌아와 루카스를 찾는데 루카스란 존재가 실재 있는 사람인지 헷갈리게 한다.

그리고 그동안 나왔던 등장인물 역시 다른 사람들인 것처럼 이야기된다.

3부에서는 많은 내용의 반전이 있는데 아주 흥미롭다.

정신 차리고 읽지 않으면 계속 앞으로 넘기면서 읽게 된다.

과연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진실인지는 직접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상당히 두꺼운 책이지만 1부는 내용들이 2장에서 3장 사이로 짤막하게 끊겨 있다.

그러면서도 내용은 계속 이어지는데 이렇게 짧게 자르면서 읽으니 가독성이 좋았다.

또한, 이 뿐만 아니라 문장이 수식어가 거의 없고 대화와 사실만 나열되어 있는 것도 글이 쉽게 읽힌 이유인 것 같으며 그래서 책은 두꺼워도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서는 주인공들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독자가 대화와 상황, 그리고 행동을 통해 심리상태를 예측해야 한다.

이런 글을 처음 읽어서 인지 개인적으로는 아주 신선하고 느낌의 전달도 더 잘된 것 같았다.

연세가 있는 작가이고 헝가리라는 낯선 나라 사람이지만 나한테는 상당히 세련된 글처럼 느껴졌다.

또한,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들, 내용의 전개가 마지막에서 허구와 진실로 나뉘는데 작가는 아주 치밀하게 구성해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보통의 추리소설 보다도 더 치밀하며 반전에 놀라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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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에서 두 형제의 삶은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대는 삶을 살았음을 알게 된다. 

한 명은 육체적으로 힘든 삶을 다른 한명은 정신적으로 힘든 삶을 산 것 같다.

형제는 각자가 힘든 삶을 살았다고 얘기하지만 과연 누가 더 힘들고 고독한 삶을 산 것일까?  

 

이 책은 작가와 작가 오빠가 직접 겪은 사실들을 모티브로 썼다고 한다.

작가는 그만큼 삶의 비애를 표현하려고 한 것 같으나 형제가 겪어온 일들이 전쟁과 사회주의라는 배경을 하고 있어서인지 나한테 먼 얘기 같아 많은 부분 공감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계속 머릿속에는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 구성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한 줄 소감은,

주인공의 삶보다는 작가의 똑똑함이 더 와닿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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